감정 소각장

감정 소각장 결과 넋두리

alwaysnada 2020. 12. 31. 00:53

how,how,how

<감정 소각장>

 

모래로 감정을 그리고 지우다 

 

참여 대상: 기억이 있는 누구나 

 

인천문화재단 청년문화기획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기억 소각장>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감정 소각장은 그 일부이다.

처음 <감정 소각장>를 발표하였을때 심리치료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그러나 난 그에 전무하다. 지난 6년간 상담자가 아니라 내담자로 지내왔다. 애초에 심리학으로 깊이 들어갈 목적보다 잊는다는 체험을 중요시했다.

프로젝트는 2020년 11월 21일 부터 22일까지 단 이틀간 진행됐다. 코로나 상황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1인씩 참여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건 감정 소각장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의도치 않게)

 

다양한 사람들이 왔다. 잊고 싶은 기억을 들고오라 했는데 좋은 기억을 갖고 온 이들도 있었다. 

기획자인 내가 나가고 참여자만 남았을때 소각이 제대로 이루어졌다. 내가 없을 때 눈물을 보인 이들이 많았다.

(눈물이 감정소각의 모양을 다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가장 크게 표현할 수 있는 건 맞다)

 

사실 참여할 샌드아트강사를 구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잊고픈 기억을 공유하고 지운다는 점에서 대부분 심리학적인 면이 있을 거라 예상한 것이다. 참여해주신 강사분들도 때문에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하셨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모래를 만지고 말을 터놓는 과정속에서 라포 형성은 쉽게 이루어졌다. 

 

'진짜 감정을 소각할 줄은 몰랐어요'

 

감정소각시간이 끝나고 한 참여자가 했던 말은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다.

감정 하나를 잊고 간 그는 내게 새 감정을 전해주었다. 감사하게도.

 

공모사업을 마치면서 든 느낀 점은 모래로 그리고 지우는 것을 도와주는 이가 꼭 샌드아트 전문가가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어떻게'이기에 그림의 퀄리티가 중하지 않아 보였다.

 

나아가 사업이 끝난 후에도 계속 감정소각문의를 받는다. 원하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다.

나도 장기적으로 하고 싶은데 과연 전문가도 아닌 내가 혼자서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잡고 가기엔 내 역량이, 놓기엔 또 아까워서 품기만 하고 있다.

어쨌거나, 이번을 마무리하며 이렇게 기록으로 생각을 남겨본다.

 

 

 

p.s. 혹여 이 프로젝트의 결과와 진행과정을 더 알고 싶으면 메일로 연락 주세요. 언제든 내용 공유 가능   

email. leestranger01@gmai.com